시민행정신문 김동현 선임기자 | 조각은 본래 무거운 것이다. 돌과 철, 물질의 무게로 존재를 증명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여기, 그 무게를 ‘색’으로 가볍게 들어 올린 한 작가가 있다.
포르투갈 출신 조각가 디마스 마세도(Dimas Macedo). 그의 작품 ‘우화적인 기둥(Allegorical Column)’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색채로 쌓아 올린 하나의 시詩다.
회화에서 조각으로, 선에서 구조로
1928년 포르투갈에서 태어난 디마스 마세도는 리스본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며 화가 안토니오 리노의 지도를 받았다.
그의 예술은 처음부터 ‘색’에서 시작되었다. 1956년 파리로 건너간 그는 회화와 부조 작업을 이어가며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했다.
그리고 1972년, 그는 하나의 결단을 내린다. 평면을 떠나 입체로 들어가는 선택. 그 이후 그의 작업은 ‘그리는 조각’이 아니라 ‘색으로 쌓는 조각’으로 변화한다.
세라믹, 전통 위에 세운 현대성
마세도의 작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가 선택한 재료, 바로 세라믹이다. 세라믹은 포르투갈 전통의 깊은 뿌리를 가진 매체다.
그는 이 전통을 단순히 계승하지 않았다. 그 위에 새로운 언어를 쌓았다. 특히 그는 여러 색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서로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창안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색과 색 사이의 ‘관계’를 이해한 철학적 접근이다.
색이 구조가 되는 순간
‘우화적인 기둥’은 기둥이라는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형태보다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 있다.
바로 색의 흐름이다. 깊고 투명하며 점층적으로 변화하는 색채들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기둥이 아니다. 하나의 우화다.
말이 아닌 색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형태가 아니라 감각으로 읽히는 구조.
기하학과 시의 만남
마세도의 작품은 기하학적이다. 그러나 차갑지 않다. 오히려 따뜻하다. 이것은 그가 색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다. 기하학은 질서를 만들고, 색은 감정을 불러온다.
그 둘이 만나는 순간, 조각은 더 이상 구조물이 아니라 시적인 공간이 된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왜 ‘우화적인 기둥’인가
우화는 직접 말하지 않는다. 돌려서 말한다. 그래서 더 깊이 남는다. 이 작품 또한 그렇다. 기둥은 서 있지만, 그 의미는 흐른다. 색은 고정되어 있지만, 감정은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우화적’이라는 말의 의미다. 형태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끝이 없다.
조각은 더 이상 돌이 아니다. 색이 곧 사유가 되는 순간이다.
작가소개
디마스 마세도 Macedo-Dimas, Portugal
우화적인 기둥 Allegorical column 50x50x300 cm, ceramic
1928년 포르투갈에서 출생한 디마스 마세도는 리스본 미술대학에서 화가 안토니오 리노의 지도를 받았다.
1956년 파리로 건너갔으며 1972년까지 회화와 부조를 주로 다루다가 1972년 조각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전통을 따라 세라믹 작품을 만들었다. 색채에 민감한 그는 처음으로 여러 색채가 서로 어우러지게 하는 방식을 고안해 냈다.
깊고, 투명하며 점증적인 뉘앙스를 가진 이 색채들은 시적인 구조를 이루며 기하학적인 환경과 조화로운 대조를 불러일으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