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기자 | 진주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3인이 ‘진주시정, 자화자찬보다 냉철한 진단과 점검을’이란 같은 제목으로 잇따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시정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지자체장과 소속 정당이 같음에도 3개 상임위 모두 한날한시에 시정 운영 전반에 한목소리로 경고장을 날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1일 강진철(도시환경위), 박미경(기획문화위), 오경훈(경제복지위) 의원은 제267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주시가 일방적인 과시성 홍보보다 실질적인 성과 검증과 사업 점검, 그리고 협력과 소통을 시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발언들은 모두 지난 1일 조규일 진주시장이 언론을 상대로 민선 8기 3주년 시정 성과와 향후 비전 등을 발표한 내용의 이면을 정조준했다.
이들은 국내외적인 위기로 지방도시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으며, 진주시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봤다.
그러면서 진주시는 ▲수상과 수치 중심의 대외 홍보에 치우친 점 ▲시민과의 소통 부족에 따른 행정 비용 과다 발생 ▲각종 사업 추진에서의 사전 준비 및 절차 미비 ▲성과와 시민 체감도 간의 괴리 ▲중장기 전략의 부재 등에서 공통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철 의원은 소각장 추진 과정의 절차 미이행과 주민 소통 부족과 더불어 제2금산교·선학산터널 사업 중단에 따른 동부권 교통 대책 부재, 사업 확정 전 보상 진행으로 행정의 신뢰도를 실추시킨 신진주역세권~국도 2호선 연결도로 사업 등 주요 교통 인프라와 관련한 실책을 열거하며 “소통과 협력 없는 시정은 시민을 외면하는 외로운 독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강 의원은 4년 연속 지역안전지수 범죄 분야 최하위 5등급을 기록한 진주시가 도내 평균 2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교통사고 분야 4등급에 머물렀음에도 교통안전지수 최우수상 수상을 홍보하며 시민 안전 문제를 되레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미경 의원은 신안동 복합스포츠타운, 명석지구 체육시설, 남강변 다목적문화센터 등 민선 8기 주요 사업들이 부실한 사전계획과 소통 부족으로 예산 낭비와 갈등을 초래했다고 짚었다. 특히 진주대첩역사공원 관리·운영조례안의 세 차례 부결과 경남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에 따른 지역사회 전반의 혼란도 시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사전 계획 미비와 성급한 추진으로 경상국립대 100주년기념관 일부 임차로 사업 내용을 변경한 뒤 국유재산법 위반 논란, 대학 구성원 간 갈등, 행정심판 제기 등을 유발하며 지역사회 전반에 혼란을 초래했다”면서 “결과 중심의 성과 홍보보다 중요한 것은 전 과정의 투명성 확보와 공감대 형성, 시민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하며 행정의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오경훈 의원은 진주시의 순자산 증가, 초소형 위성 발사 등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래 지역사회와 청년들을 위한 내실은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진주시 순자산이 2018년 대비 1조 2423억 원이라는 큰 폭으로 증가하는 동안 지역내총생산(GRDP)은 오히려 정체되고 있다”며 “시 재정 건전성과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활력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동친화도시에 걸맞지 않은 달빛어린이병원 미지정 상황, 지역 배달앱 미정산 사태에 대한 시의 책임 의식 부족, 앵커기업 유치 관련 투자유치전담조직 미비 등 민생과 미래 산업 정책의 허점을 짚으면서 “화려한 숫자 이면에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과 제안을 겸허하고 책임감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이례적으로 작심 비판한 만큼 진주시는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더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조 시장의 시정 운영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시의회 역사상 같은 주제를 걸고 상임위 모두 동시에 문제를 제기한 전례가 없어 이날 발언의 의미가 한층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