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이정하 기자 | 전쟁의 참화 속에서 가족들의 시신 사이에 고립된 채 “너무 무서워요. 제발 저를 데리러 와주세요”라고 울부짖던 6세 소녀 힌드 라잡의 비극은 전 세계에 깊은 충격을 남겼다. 영화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조명한 ‘23분간의 침묵’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또 다른 어린 생명이 절박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서안지구 상황과 관련해 국제적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하자, 팔레스타인 사회에서는 한국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지지와 감사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시민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침묵과 무시에 익숙해져 왔다”며 “한국이 우리의 고통을 들여다보려 한 선택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기적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보이고, 들리기를 원한다”며 한국 사회의 관심이 현실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호소는 단순한 공감의 표현을 넘어, 현재 가자지구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아동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본지(외교저널)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언론인 바셀 카이르 알딘(Basel Khair Al-Din) 씨로부터 긴급한 요청이 담긴 이메일을 수신했다. 그의 아들 팀(Tim Basil Maher Ahmed Khairaldin, 만 3세)은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Al-Maghazi) 난민캠프에 머물며, 극도로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널리스트이자 팀의 아버지인 바셀 카이르 알딘 씨는 외교저널에 서한을 통해 가자지구의 열악한 현실을 호소했다.
그는 "의료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로 인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미 가족 중 많은 이들을 잃었지만, 제 아들 팀만은 살리고 싶다"고 절규하고 있다.
"제 아들은 심각한 발달 지연과 청각 손실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는 매일 악화되고 있으며, 즉각적인 외부 치료가 없다면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부디 제 아들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과 연결해 주십시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이송 지원과 네트워크가 절실합니다."
팀은 태어날 때부터 양측성 심도 감각신경성 난청(SNHL)을 앓고 있어 외부의 소리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전장을 뒤흔드는 폭발음조차 닿지 않는 완전한 침묵 속에서, 아이는 지금도 생존의 경계에 서 있다.
현지 가자지구의 의료진은 청력 회복을 위해 양측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의료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수술은 물론 기본적인 검사조차 불가능해, 필요한 치료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식량난까지 겹치며 아이의 건강 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만 3세인 팀의 체중은 현재 7kg에 불과해 중증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루빈스타인-테이비 증후군(RTS) 의증과 소두증(머리둘레 36cm), 정신운동 발달 지연 증상이 동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적인 영양 치료와 정밀 유전자 검사가 시급하지만, 현지에서는 그 어떤 의료적 조치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팀에게 남은 선택지는 가자지구 밖으로 나가 치료를 받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를 가능하게 할 외부의 수용 결정과 국제적 연대 없이는, 아이의 생명은 계속해서 위태로운 경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버지 바셀 씨는 서한에서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된 상태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즉각적인 외부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이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치료를 담당할 의료기관 확인 ▲의료 이송 및 이동 지원 ▲관련 국제 네트워크와의 연계 등을 요청하며, 국제사회와 의료계의 실질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현재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국내에 공식 대표부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주일 팔레스타인 대표부가 한국 관련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셀 씨는 이러한 외교적 상황을 감안해 주일 팔레스타인 대표부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등, 아들의 치료를 위한 외교적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서한에서 “이미 가족 구성원 중 다수를 잃은 상황이지만, 아들만큼은 반드시 살리고 싶다”며 “현재 의료 환경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부 의료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팀에 대한 외부 진료 의뢰(Referral)를 최종 ‘승인’한 상태이다. 이는 해당 환자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학적 판단이 내려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서 절차는 멈춰 서 있다. 국경을 넘어 치료를 받기 위해 필요한 ‘호스트 국가(수용국)’ 선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환자 이송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스템상에는 “의뢰가 승인되었으며, 환자를 수용할 병원과 국가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상태만 유지된 채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팀은 외부 치료를 제공할 국가와 의료기관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에 바셀 카이르 알딘(Basel Khair Al-Din) 씨는 한국사회의 연대와 인도적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안은 의료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치료 수용 결정과 인도적 연대의 문제일 것이다.한국의 우수한 의료기관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팀의 ‘초청 병원’으로 나선다면, 우리는 힌드 라잡에게 끝내 주지 못했던 기회를 팀(Tim Basil Maher Ahmed Khairaldin, 만 3세)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힌드 라잡의 비극이 우리 사회에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체중 7kg의 위태로운 상태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 다시 세상의 소리를 듣고 일어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 의료계와 시민사회의 관심과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 이 문제를 외면할 경우, 팀에게 남는 것은 가자지구의 참혹한 침묵뿐일 것이다.

[팀(Tim)을 구하기 위한 연대 및 협조 안내]
환자: 팀 바실 마헤르 아흐메드 카이랄딘 (Tim Basil Maher Ahmed Khairaldin, 만 3세)
현황: WHO 및 팔레스타인 보건부 이송 승인 완료 / 해외 호스트 병원 미정
필요 조치: 인공와우 이식 수술, 중증 영양실조 치료, 유전자 검사(WES) 등
협조 문의: 외교저널 (aromaesse@naver.com)
가자지구 연락처: basilmaher55@gmail.com (가자지구 바셀 카이르 알딘/Basel Khair Al-Din 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