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이세훈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제20회 제주포럼을 계기로 친환경 해운산업과 농업기술 분야의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대폭 확장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8일부터 30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미국, 아프리카, 중국 등 주요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갖고 탄소중립 시대에 맞는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30일 진행된 라이언 칼킨스 시애틀항만청 위원과의 면담에서는 전기선박·수소선박 등 친환경 해운 분야 기술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에서 건조한 전기선박을 서귀포항에서 중문항까지 운항하는 해안관광 코스를 준비 중”이라며 “조용한 전기선박으로 아름다운 서귀포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킨스 위원은 “워싱턴주도 전기·하이브리드 여객선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의 조선업과 신재생에너지 기술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추진 중인 목포-제주 간 녹색해운항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수소선박 분야 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같은 날 진행된 고탁희 중국한인회 총연합회장과의 면담에서는 중국 각 지역과의 실질적 협력방안들이 구체화됐다.
고탁희 회장은 “하이난성에서 제주와 해녀 문화교류, 축산폐수 처리기술 협력, 크루즈선 공동 운항 등을 제안해왔다”며 “산둥성 허저시(인구 1000만명)는 매년 1만명의 관광객을 제주로 보내는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영훈 지사는 “하이난성과는 교류 30주년을 맞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제안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28일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는 제주의 아프리카 진출 성과가 큰 주목을 받았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에서 개발한 씨감자를 나미비아에서 시험재배한 결과 제주보다도 수확량이 많아, 현재 제주 농업법인이 현지에 진출해 감자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주택건설과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요청으로 제주 경제사절단이 나미비아를 방문할 예정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메네 사무총장은 “나미비아는 농업, 어업, 태양에너지, 광물 등 경제적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한국 기업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확신한다”며 “제주와 나미비아의 협력 성공 사례를 토대로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정대화 국가교육위원회 상임위원과의 면담에서는 제주의 고등교육 발전방안 등이 논의됐다.
정대화 상임위원은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지방 거점대학에 대한 국가 투자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며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와 교육특구 특성을 살려 제주대를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현재 라이즈(RISE)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교육과정을 제주에서 운영하는 시범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를 정규 학위과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제주포럼을 통해 친환경 해운, 농업기술,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국제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면서 글로벌 협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