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이길주 기자 | 한지 위에 떠오른 거대한 달은 더 이상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여 형상이 된 ‘하나의 기도’다. 류재춘 교수의 「한국의 달」은 단순한 미술 작품을 넘어선다. 먹과 색이 겹겹이 스며든 그 둥근 빛 속에는 한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온 수많은 이들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달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이 작품 속 달은 특별하다. 그것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비추고, 감싸고, 품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검은 산맥 위에 걸린 황금빛 달. 어둠과 빛이 맞닿은 그 경계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삶은 고통과 희망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단 하나, 사랑이다. 이 달은 차갑지 않다. 따뜻하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 상처 입은 이를 보듬고 싶은 마음,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작은 용기까지, 그 모든 것이 모여 이 거대한 ‘한국의 달’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말한다. 한국의 달은 단지 한국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달이다. 국경을 넘어, 언어를 넘어, 인종과 종교를 넘어 누구나 같은 달을 바라보고, 같은 빛 아래에서 소원을 빈다. 그 소원은 다르지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중심에서 비껴난 존재들, 즉 사회의 표면에서 쉽게 가시화되지 않는 미세한 생명과 흔적의 움직임에 주목해 온 미시적 존재들의 은밀한 이동과 흔적의 미학을 표현하는 현은주 개인전 《베렝이 자파리: 침투(浸透)》전시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한 ‘2026 제주갤러리 전시 대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전으로 4월 27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 제주에서 생성된 감각과 서사가 서울의 중심부로 스며드는 지리적·미학적 이동의 의미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벌레, 지렁이, 구더기와 같은 미시적 생명체를 뜻하는 제주 방언‘베렝이’, 그리고 아이들의 장난 혹은 소일거리를 의미하는 ‘자파리’를 결합함으로써, 주변적 존재들이 세계의 틈 사이를 은밀히 이동하며 흔적을 남기는 생존 방식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전환한다. 이번 전시는 공간 자체 또한 하나의 서사적 드로잉으로 설계되었다. 외부 세계와 분리된 흑백의 공간에서 시작해 감정의 층위를 머금은 색채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다시 작가의 취향과 유년의 기억이 머무는 ‘작가의 방’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전시 제목의 ‘침투’ 개념을 신체적 경험으로 확장한다. 관람자는 단순히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생명의 근원과 모성의 서사를 환기하는 깊은 감성의 장을 선보이는 박귀연작가 초대개인전이 루나갤러리 (의정부시 시민로 292번길 128)에서 4월 30일 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 존재의 시작점인‘첫 번째 바다’, 곧 태어나기 이전 머물렀던 어머니의 품과 같은 원초적 공간을 회화적 상상력으로 확장한 작업들로 구성되었다. 전시의 대표 연작 〈Water Flower Series〉는 물속에서 피어나는 꽃의 형상을 통해 생명의 탄생, 보호, 성장, 자유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푸른 수면 아래 유영하듯 펼쳐지는 꽃들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존재가 형성되는 심연의 사유들을 은유화법으로, 각각 독립된 생명성과 성격을 지닌 개체로 피어나며, 서로 어우러지는 조화 속에서 모태적 세계의 평온과 충만함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공개된 작품들은 물속의 깊이감과 빛의 굴절을 활용하여 회화와 공간의 경계를 확장하는 몰입적 감각을 보여준다. 투명하게 겹쳐지는 그래픽적 레이어와 전통 유화의 질감은 평면 안에 입체적 리듬을 형성하며, 관람자는 마치 생명의 씨앗이 유영하는 태초의 바다 속을 응시하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그
시민행정신문 김동현 선임기자 | 조각은 본래 무거운 것이다. 돌과 철, 물질의 무게로 존재를 증명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여기, 그 무게를 ‘색’으로 가볍게 들어 올린 한 작가가 있다. 포르투갈 출신 조각가 디마스 마세도(Dimas Macedo). 그의 작품 ‘우화적인 기둥(Allegorical Column)’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색채로 쌓아 올린 하나의 시詩다. 회화에서 조각으로, 선에서 구조로 1928년 포르투갈에서 태어난 디마스 마세도는 리스본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며 화가 안토니오 리노의 지도를 받았다. 그의 예술은 처음부터 ‘색’에서 시작되었다. 1956년 파리로 건너간 그는 회화와 부조 작업을 이어가며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했다. 그리고 1972년, 그는 하나의 결단을 내린다. 평면을 떠나 입체로 들어가는 선택. 그 이후 그의 작업은 ‘그리는 조각’이 아니라 ‘색으로 쌓는 조각’으로 변화한다. 세라믹, 전통 위에 세운 현대성 마세도의 작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가 선택한 재료, 바로 세라믹이다. 세라믹은 포르투갈 전통의 깊은 뿌리를 가진 매체다. 그는 이 전통을 단순히 계승하지 않았다. 그 위에 새로운 언어를
시민행정신문 이준석 선임기자 | 철은 땅에 서 있고, 정신은 하늘을 건넌다. 푸른 하늘을 찢듯 솟아오른 철의 기둥들. 그것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한 시대의 사유이며, 한 인간이 평생을 통해 던진 질문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켠에 우뚝 선 이 작품, ‘무한대의 다리(Infinite Bridge)’는 멕시코 출신 조각가 조르주 뒤 봉(Jorge Dubon)이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기증한 작품이다. 이 조형물은 단순한 공공미술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와 국가를 잇고,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외교의 다리다. 불완전한 구조, 완전한 질문 작품을 바라보면 기둥들은 결코 평행하지 않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어긋나며, 긴장 속에 서 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의 삶이며, 사회의 구조다. 완벽하게 곧은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한 균형 또한 없다. 그러나 그 불완전 속에서 우리는 방향을 만든다. 조르주 뒤 봉은 바로 그 ‘방향성’을 철이라는 물질 위에 새겨 넣었다. 그의 조각은 형태가 아니라 질문을 세우는 예술이다. 이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녹이 스며드는 철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그 녹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신체와 감각,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심리적 경계를 회화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적 경계인의 경험을 지각의 불안정성과 감각의 다층적 구조를 시각화하는 취쉐칭 개인전 《THE ILLUSION OF SENSATION : 감각의 착각》전시가 갤러리 인사아트(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에서 4월 20일 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는 동양적 인식 태도와 서구 현대미술 이론이 만나는 지점에서 감각의 본질을 사유한다. 여기서 동양적 사유는 특정 전통 개념의 차용이라기보다 세계와 신체, 현실과 환상의 관계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유동적 관계와 긴장 속에서 이해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의식은질 들뢰즈의 ‘감각의 논리’와 맞닿으며, 감각을 신체를 관통하는 힘으로 인식하는 회화적 실험으로 확장된다. 화면 속 자연적 요소와 인체 형상은 강렬한 색채 속에 잠긴 채 등장하며, 서로 다른 시점과 구도 안에서 분절과 재결합을 반복한다. 인체는 안정된 형태로 고정되지 않고 뒤틀리거나 부분적으로 해체된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는 감각이 신체 위에서 만들어내는 긴장과 흔들림을 드러낸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조형 요소는 색채이다. 붉은색과 분홍색을 중심으로
시민행정신문 이정하 기자 | 아톨로지(ARTOLOGY)는 2026년 5월 14일부터 6월 3일까지 류재춘 작가의 개인전 《Moon & Wave: 달과 수묵》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달이라는 상징적 이미지와 수묵이라는 전통적 매체를 통해, 한국적 정신성과 동시대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류재춘에게 ‘달’은 단순한 자연의 형상을 넘어 생명의 리듬과 우주의 순환, 그리고 인간 내면을 비추는 근원적 에너지를 내포한 존재이다. 화면 속 달빛은 공간을 밝히는 물리적 빛을 넘어, 내면을 울리는 정신적 빛으로 작용하며 치유와 성찰, 조화와 희망의 감각을 환기한다. 작가는 오랜 시간 수묵을 자신의 핵심 조형 언어로 탐구해왔다. 먹의 번짐과 스밈, 여백과 절제는 단순한 표현 기법을 넘어 자연과 인간, 물질과 정신이 하나의 질서 안에서 호흡하는 동양적 사유의 형식으로 작동한다. 수묵은 과거의 전통에 머무는 양식이 아니라, 오늘의 감각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현재적 언어로서 한국적 정신성을 동시대적으로 확장하는 매체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달이 지닌 에너지와 수묵의 정신철학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만나는 지점을 제시한다. 전통과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예술감성 교육회사 즐거운예감(대표 신기수)이 4월 8일(수) 에세이집 ‘인생 미술관’, ‘팔로미 미술관’(이상 도마뱀출판사)을 동시 출간하고, 경복궁역에 있는 ‘갤러리B’에서 ‘책이 된 미술관’ 출간 전시회를 4월 13일(월)까지 진행한다. 그림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서 더 나아가 15분 동안의 짧은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그림 감상법’을 제시하고 있는 ‘즐거운예감’은 그동안 ‘느리게 걷는 미술관’(임지영)과 ‘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임지영 외 15명, 이상 플로베르),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과 ‘그림과 글이 만나는 아트북’(임지영, 이상 학교도서관저널)을 출간했다.‘ 3분 응시, 15분 글쓰기’라는 새로운 예술 향유법으로 그동안 초·중학교는 물론 기업, 도서관, 지자체 등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번에 아트코치 총 23명이 참여해 예술 향유 방법론과 결과물인 두 권의 예술 에세이 책을 함께 펴냈다.‘인생 미술관’은 부제가 ‘그림이 불러낸 삶의 고백,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로, 그림 다섯 점을 통해 공저에 참여한 10명의 저자가 각자의 인생을 말한다. 초년부터 노년까지로 구성된 각각의 글에는 그림 질문과 빈 페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1979년 ‘한국화랑협회전’으로 출발한 44회 화랑미술제는 올해 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과 맞물리며 한국 미술시장 형성과 위상을 살펴 볼 수 있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D홀에서 4월 12일까지 펼쳐지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는 국내 주요 갤러리 169곳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여 미술시장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전시이다. 미광화랑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172번길 2)에서는 D 19부스에서 안종연작가, 신홍직작가, 신성호작가, 김성철작가, 팀비비작가, 아세움작가가 참여하여 재료와 기법의 확장성을 강조한 우수한 작품들로, 감각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전시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등 주요 화랑을 비롯해 전국의 중견·중소 갤러리들이 폭넓게 참여하며 한국 미술 생태계 전반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참여 갤러리들은 중심 작가와 신진 작가를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경쟁력있는 작품들로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함께 한다’는 의미를 형식적 구호가 아닌 감각적·존재론적 차원에서 실현하는 제5회 아트노바 정기전이 안산 더갤러리에서 4월 19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총 55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동시대 회화가 지닌 다층적 가능성과 확장된 감각의 지평을 제시하고,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해체하고, 감각의 다양성이 곧 예술의 확장임을 드러낸다. 이번 제5회 정기전은 그간 축적된 창작의 흐름이 시간적 밀도를 획득하며 하나의 조형적 풍경으로 가시화되는 자리이다. 참여 작가들은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감각적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으며, 이는 개별적 서사로 머무르지 않고 서로 간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망을 형성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회화를 단일한 시각적 결과물이 아닌,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적 구조로 확장시킨다. 아트노바(회장 박경옥)는 그동안 분야와 연령의 경계를 넘어 예술을 통한 교류와 공감을 지향해 왔다. 이번 전시 역시 그러한 정신의 연장선상에서 서로 다른 조형적 태도와 표현 방식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회화적 다성성(多聲性)’의 장으로 읽힌다. 이는 단순한 다양성의 나열이 아니라,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