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기자 | 제주4·3희생자의 유족인 홍을생 어르신(91세,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이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전하고자 직접 만든 동백꽃을 제주4·3평화재단에 세 번째로 기탁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8월 26일, 홍 어르신이 수년간에 걸쳐 정성껏 손뜨개로 제작한 동백꽃 조화를 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증은 앞서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다.
홍 어르신은 1947년 4·3 당시 불과 14살의 나이에 토벌대에 의해 부친을 잃었다.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국수공장에서 일하며 힘든 삶을 견뎌낸 그는, 4·3의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줄곧 행동으로 기억을 실천해왔다.
2020년에는 동백나무 3그루를 4·3평화공원에 기증했고, 이후에는 자녀와 함께 직접 손뜨개로 만든 동백꽃을 재단에 전달했다. 또한 2024년에는 4·3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금 일부를 “4·3을 후대에 널리 알리는 데 써달라”며 기탁한 바 있다.
홍 어르신은 “4·3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동백꽃을 통해 4·3의 아픔과 평화의 메시지가 오래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이사장은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4·3의 기억을 지켜주신 어르신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기증해 주신 동백꽃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