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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주노동자들의 안식처, 청주 벽사초불정사

- 이주노동자를 위한 인권·문화교류의 도량
- 예술과 체험, 전통과 오늘이 만나다

시민행정신문 이준석 기자 |  청주의 산자락에 자리한 벽사초불정사僻邪招佛精舍는 이제 단순한 사찰을 넘어선다. 삿됨을 물리치고 부처님을 모신다는 그 이름처럼, 이곳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황토 맨발길과 문화 체험의 장을 넘어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안식을 위한 도량으로 문을 열어가고 있다.

 

 

벽사초불정사에 들어서면 먼저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황토 맨발길을 조성 중이다. 약 2km에 이르는 이 길을 걷다 보면, 발끝은 흙의 따뜻함을 전하고, 마음은 고요히 명상으로 잠긴다.

 

여기서는 걷는 순간이 곧 기도가 되고, 머무는 순간이 곧 힐링이 된다. 시원한 지하 암반수는 길손의 갈증을 풀어주고, 2,000평 규모의 주차장은 누구나 편히 찾아와 쉬어갈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쉼은 곧 깨달음”, 이곳에서 체험하는 모든 순간은 하나의 수행이다.

 

불정사에는 세계 각국의 사진전과 고승들의 글과 그림이 전시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K-민화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붓을 들어 전통의 색을 입히는 순간, 한국의 미감과 삶의 철학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이곳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문화를 잇는 다리이며, 낯선 이웃에게는 한국을 이해하는 첫 관문이 된다.

 

벽사초불정사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인권센터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노동권 침해로부터 보호받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며, 불교적 쉼과 기도를 경험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공간이다.

 

특히 28년간 한국 외교의 현장을 기록해온 외교저널과의 협력, 그리고 주한 외국 대사관과의 연계를 통해, 이주노동자 인권 감시와 보호, 한국 사회와의 문화적 소통으로 종교와 예술을 통한 정서적 치유를 실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복지사업이 아니라, 불교 자비의 실천이며, 나아가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다문화 공존의 모범이 될 것이다.

 

이곳은 억지로 기조를 강요하지 않는다. 누구나 원한다면 부처님 앞에 앉아 조용히 기도할 수 있고, 원하지 않으면 그저 쉬어갈 수도 있다. 벽사초불정사는 “열린 수행, 자율적 기도”의 원칙 아래, 모든 이에게 안식처가 되고자 한다.


청주 벽사초불정사는 이제 단순한 사찰이 아니라, 걷는 명상의 길, 문화와 예술의 장,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평화의 안식처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확인한다.

 

 “삿됨은 이 문을 넘지 못하고, 복은 이 도량에 머물며, 모든 인연은 한 송이 연꽃처럼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