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강갑수 기자 |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열풍으로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국보급 문화유산에도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7월 마지막 주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은 일 평균 1,500명을 넘어셨으며, 대구 이외에서 방문하는 관람객은 48.7%, 그중 서울과 수도권에서 방문한 관람객은 15.5%를 달성했다.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시실에는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보국(文化保國)’정신으로 일생을 바쳐 지켜낸 우리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신윤복, 김홍도를 비롯하여,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었던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있는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 ‘고려의 하늘’과 ‘조선의 땅’을 담은 나라의 보물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작품은 도자다.
전시장 중앙에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대표하는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이 오백 년의 시간을 넘어 나란히 마주하고 있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완벽한 형태미와 정교한 문양으로 현존하는 고려청자 매병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은 조선백자에서 사용되는 모든 안료와 다양한 조각 기법이 완벽하게 구현되어, 문화적으로 절정에 달했던 조선 후기의 절제된 화려함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두 점의 국보 도자를 담고 있는 목재 진열장은 1938년 간송 선생이 직접 주문해 제작한 것으로, 문화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뜻과 헌신적인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자의 아름다움과 간송의 뜻이 더해져 두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한층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 풍속화로 들여다보는 선조들의 삶과 정서,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
《혜원전신첩(국보)》은 혜원 신윤복이 그린 총 30점의 풍속화를 담고 있는 한 권의 책(화첩)이다.
신윤복은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미를 장식한 화가로 당시 양반의 풍류와 행락을 비롯한 조선 후기 선조들의 삶과 정서를 생생하게 전달하여 관람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에서는 《혜원전신첩》의 30개 작품 중 '연소답청', '상춘야흥', '춘색만원', '소년전홍' 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화면 가득 펼쳐진 화려한 색채와 유연한 필선에서 느껴지는 도시적 세련미, 감각적인 화면 구성과 독특한 상황 설정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혜원전신첩》은 한때 일본으로 유출됐으나, 1935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오사카의 고미술상에서 발견하고 수집하여 다시 우리 품에 돌아오게 됐다.
이후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거쳐 1970년 국보로 지정됐으며,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조선시대 생활사와 복식사 연구에도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 수장가, 교육자 그리고 예술인 간송을 만나는 ‘간송의 방’
간송 전형필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지켜내기 위해 회화・서예・전적・도자 등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했고, 한국미술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대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간송의 방’에서는 문화유산 수집에 관한 자료들과 함께 대수장가이자 연구자, 교육자이자 예술가였던 간송 전형필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K-컬쳐와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은 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을 실제로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광복절을 앞두고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과 삶,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6시다.
관람료는 성인 6,000원, 어린이·청소년 3,000이며 대구시민 20%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전시와 교육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누리집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