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긋기와 찍기, 오려내기와 덧붙이기의 반복 속에서 생성되는 시간의 흔적을 표현하는 이민경 초대전 겹의 흔적과 시간 – 소멸과 생성의 긋기 드로잉과 찍어 낸 판화전이 아트스페이스 네오 (안산시 단원구 중앙대로 895)에서 11월 22일 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는 목판화의 이미지를 오려내고 그 조각들을 겹치고 가리며 하나의 화면을 구성한다. 오려진 판화이미지 조각은 하나의 화면 위에서 서로 가리고, 드러내며, 겹쳐진 시간의 흔적을 만든다.
한 번에 찍힌 판화의 이미지는 판의 진실을 보여주고 오려저 겹쳐진 판화의 이미자는 진실을 가리는 기억의 시간을 보여준다. 반복과 변형속에서 새로운 진실을 보여 주려한다. 겹처진 종이의 겹. 오려낸 종이의 중첩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시간과 공간의 흔적을 만들어 낸다.


작가의 ‘겹’은 단순한 물리적 중첩을 넘어선다. 그것은 존재의 층위를 드러내는 시간의 층위이며, 반복된 행위 속에서 응축된 내면의 흔적이다. 작가의 화면에서 긋기의 행위는 하나의 수행처럼 보인다. 그것은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리드미컬한 호흡이며, 존재의 불확실성을 마주하는 의식의 몸짓이다.

찍기와 긋기, 오리기와 붙이기의 반복은 끊임없이 ‘사라짐’과 ‘드러남’을 교차시키며, 그 경계에서 새로운 이미지가 태어난다. 이러한 반복의 미학은 현대 예술이 탐구해온 프로세스 중심의 미학과도 닿아 있으며, 행위 자체가 시간과 존재의 의미를 드러내는 매개가 된다. 작가의 작업에서 ‘겹’은 흔적의 물질성과 시간의 비물질성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종이 위의 선과 질감, 오려낸 단면과 덧댄 면의 조합은 감각적 층위와 심리적 층위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이중적 구조 속에서 화면은 늘 완성 이전의 상태, 즉 ‘생성 중의 시간’을 품고 있다.

이민경

작가의 작업은 물질과 시간, 감정과 사유가 한데 얽힌 조형적 시詩이며, ‘겹’이라는 구조를 통해 인간 존재의 지속과 회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작가가 남긴 흔적들은 곧 삶의 결을 시각화한 시간의 언어로, 관람자에게 ‘존재한다는 것’의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