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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엔난민기구 “난민 아동 580만 명 학교 밖에”

- 학령기 난민 아동 44% 교육 못 받아 중등교육 취학률 32% 그쳐
- 난민 고등교육 취학률 11% ‘역대 최고’ 재정 감소로 성과 후퇴 우려
- 한국도 ‘학생난민 장학생’ 전형 신설 교육 통한 자립·사회통합 지원

시민행정신문 이정하 기자 |  전 세계 학령기 난민 아동 가운데 580만 명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민 고등교육 취학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11%까지 상승했지만, 국제사회의 인도주의·개발 재정이 줄어들면서 어렵게 쌓아온 난민 교육의 성과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최근 발표한 연례 교육 보고서 『미래로 가는 길: 교육, 기회와 자립(Pathways to the Future: Education, Opportunity and Self-Reliance)』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학령기 난민 아동 1,310만 명 가운데 44%인 580만 명이 학교 밖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학령기 난민 아동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정규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교육은 보호이자 기회와 자립으로 가는 길”
바르함 살리(Barham Salih)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자신 역시 난민으로 지냈던 경험을 언급하며 교육이 난민의 삶과 미래를 바꾸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살리 최고대표는 “교육은 보호다. 동시에 기회와 자립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며 인도주의 및 개발 재정이 심각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교육 예산마저 줄어들 경우 국제사회가 수십 년 동안 투자해 이룬 성과가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교육의 기회를 잃은 한 세대의 젊은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갈 가능성마저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초등 65%에서 중등 32%로 ‘뚝’
난민 아동에게 가장 큰 교육 장벽 가운데 하나는 초등학교에서 중등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초등학교 학령기 난민 아동의 취학률은 65%였지만 중등교육 취학률은 32%에 그쳤다.


특히 난민 여아의 상황은 더욱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초등교육 단계에서는 여아와 남아의 취학률이 대체로 비슷하지만 중등교육에 접어들면서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과 보호 위험, 조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학업을 중단하는 난민 여학생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은 희망…취학률 11% 역대 최고
반면 난민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성과도 확인됐다.
2025년 난민의 고등교육 취학률은 전년도 9%에서 11%로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등교육 과정에 등록한 난민도 처음으로 45만 명을 넘어섰다.


유엔난민기구와 파트너들은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2030년까지 난민 고등교육 취학률을 15%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 진학뿐 아니라 직업교육, 온라인·연계 학습(connected learning), 장학금, 제3국 교육 기회 등 다양한 교육 경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난민과 해당 국가 국민 사이의 고등교육 접근성 격차는 여전히 크다. 조사 대상 국가의 80% 이상에서 난민의 고등교육 취학률이 해당 국가 국민의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저소득 및 분쟁 영향 국가에서는 난민의 고등교육 취학률이 2%에 불과한 반면 해당 국가 국민은 13%로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도 ‘학생난민 장학생’ 지원 확대
대한민국에서도 난민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올해 1월 교육부·법무부와 **‘학생난민 장학생’ 지원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초청외국인장학사업(Global Korea Scholarship) 내 난민 전형이 신설됐다.


해당 전형은 유엔난민기구가 추천하는 학생난민을 매년 최대 5명 선발해 국내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2023년 글로벌 난민 포럼에서 약속한 학생난민 프로그램 운영 공약을 구체화한 것으로, 교육을 기반으로 한 난민의 자립과 역량 강화 및 장기적인 사회통합을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


“교육 투자는 난민과 지역사회 모두를 위한 것”
유엔난민기구는 난민 교육에 대한 투자가 난민 아동만을 위한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난민 아동과 이들을 받아들이는 지역사회 아동들이 같은 학교에서 함께 교육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난민 교육 지원은 궁극적으로 수용국의 국가 교육 시스템 자체를 강화하는 투자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교사와 교실, 학습 자료뿐 아니라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엔난민기구는 국제사회와 개발 파트너들에게 난민 교육을 위한 재정 지원을 유지하고 난민 보호국의 국가 교육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살리 최고대표는 “강제실향이라는 경험이 한 아이의 삶에서 가능한 미래의 범위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교육받을 기회를 가진 아이는 내일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에 기여할 역량을 갖추게 된다며, 고향으로 돌아가든 자신을 받아준 국가에서 살아가든 새로운 곳에서 기회를 찾든 모든 아이에게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책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