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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냄’이라는 행위를 회화적 사유로 확장시키는 최윤정 개인전 열려

-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신관3층 4관에서 6월 7일 까지
- 빛이 스쳐 지나간 이후 화면에 남겨지는 감각의 잔향을 포착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비워냄’이라는 행위를 회화적 사유로 확장시키는 최윤정 개인전이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신관3층 4관에서 6월 7일 까지 열리고 있다.

 

 

 

빛은 언제나 대상보다 먼저 감각된다. 최윤정의 작업은 사물의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빛이 스쳐 지나간 이후 화면에 남겨지는 감각의 잔향을 포착하는 데서 출발한다. 작가는 린넨 위에 유채를 축적하는 대신 덜어내고 비워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회화의 표면을 하나의 ‘머무는 장소’로 전환한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의 구축이 아니라, 빛과 시간, 그리고 감각이 응축되는 회화적 호흡에 가깝다.

 

 

 

이번 연작 《Glow》에서 드러나는 화면은 명확한 재현과 추상의 경계에 머문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의 파편들은 구체적인 풍경이라기보다 기억의 잔상처럼 떠오르며, 관람자의 시선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흐릿하게 번지는 형상과 의도적으로 남겨진 여백은 회화 내부에 시간성을 불러들이고, 보는 이로 하여금 이미지의 소비가 아닌 체류의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특히 린넨 특유의 거친 조직감은 빛을 반사하는 동시에 흡수하며, 화면 전체에 은은한 온기를 남긴다. 이때 빛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물질과 감각 사이를 매개하는 존재로 작동한다. 색채는 절제되고, 형상은 희미해질수록 오히려 빛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하게 부상한다.

 

 

최윤정의 회화는 무엇을 보여주기보다, 어떻게 감각하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화면 위에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지는 빛의 흔적은 관람자의 기억과 감각 속에서 조용히 지속되며, 결국 회화란 눈으로 보는 대상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되는 시간의 층위임을 환기시킨다.

 

최윤정    Choi,Yun-jung


 수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부 서양화 수료
수원대학교 조형 예술학부 서양화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