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장곡유랑극단, 농촌 문화 갈증 해소

  • 등록 2025.12.24 08:10:50
크게보기

논밭 매던 손으로 무대 주인공 했슈

 

시민행정신문 강갑수 기자 | 충남 홍성군 장곡면, 평생 흙을 일구며 살아온 평범한 주민들이 무대 위 주인공이 되어 충남을 뒤흔들었다. 장곡면 주민자치회 소속 ‘장곡유랑극단’이 지난 18일 열린 제5회 충남아마추어연극제에서 2년 연속 금상을 수상하며, 농촌 시골 마을의 뜨거운 저력을 증명했다.

 

장곡유랑극단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조용하던 시골 마을은 축제 현장으로 변한다. 작년 환경 문제에 화두를 던진 '쓰레기가 어때서'부터 올해 농촌의 삶을 그린 '시골이 어때서'까지, 극단은 화려한 조명 시설 하나 없는 마을 회관과 체육관을 누볐다.

 

배우들은 전문 연기자가 아닌 우리 곁의 이웃들이다. 농사일로 거칠어진 손을 흔들며 대사를 외우고, 분장을 마친 뒤 무대에 서면 관객석의 주민들은 “어이구, 저기 상송리 댁 아녀?”라며 환호한다. 쓰레기 분리배출을 주제로 한 연극을 보며 함께 반성하고, 시골 삶의 고단함을 다룬 장면에서는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연극이 끝난 뒤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져 나누는 막걸리 한 잔과 담소는 장곡유랑극단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소중한 농촌 에피소드다.

 

이러한 진심 어린 연기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4년 금상, 최우수연기상, 연출상 3관왕에 이어, 2025년에도 금상과 최우수연기상(이종구)을 휩쓸며 명실상부 충남 최고의 아마추어 극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선보인 '시골이 어때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농촌이 직면한 현실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이제 이들은 충남 대표로서 ‘대한민국 시민연극제’ 본선이라는 더 큰 무대를 향해 유랑을 준비하고 있다.

 

장곡유랑극단의 결실은 무대 위 영광에만 머물지 않았다. 극단은 이번 연극제에서 받은 금상 상금 50만 원과 최우수연기상 상금 10만 원 전액을 장곡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기로 결정했다.

 

단원들은 입을 모아 “우리가 받은 상은 연습하는 내내 격려해 주고 공연마다 찾아와 웃어주신 우리 장곡면민들의 것”이라며, “연극을 통해 얻은 행복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유랑극단이 지향하는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전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더했다.

 

장곡유랑극단의 활동은 단순한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소외된 마을을 직접 찾아가는 순회 공연은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단비가 됐고, 환경 교육 연극은 마을 공동체의 의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장곡면 주민자치회 관계자는 “논밭에서 일하던 손으로 대본을 쥐고, 마을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닦아주는 우리 극단원들의 활동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우리 농촌 시골 마을의 소소하지만 빛나는 이야기들을 더 많이 찾아내어 무대에 올려 줄 것이라 믿으며, 이어질 활동에도 많은 응원과 기대를 보낸다”고 전했다.

 

유대근 장곡면장은 “장곡유랑극단의 2년 연속 금상 수상은 장곡면 문화예술의 저력을 보여주는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연극을 통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장곡면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2년 연속 충남의 정점에 선 장곡유랑극단. 이들이 써 내려가는 ‘농촌 연극의 기적’은 이제 전국의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강갑수 기자 ggs79@naver.com
Copyright @시민행정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주 소 : 서울시 종로구 삼봉로81 두산위브파빌리온 1203호 최초등록일 : 2023년 시민행정신문 서울, 아54868 | 등록일 : 2023. 5. 16 | 발행인 : 주식회사 담화미디어그룹 이존영 | 편집인 : 이존영 | 부사장 이정하 | 총괄기획실장 김동현| 편집국장 이갑수 | 미국 지사장 김준배 | 선임기자 신형식 | 종교부장 장규호 | 전화번호 : 02-3417-1010 | 02-396-5757 Copyright @시민행정신문Corp. All rights reserved.